어떻게 알아냈을까
먼 은하에서 오는 빛은 스펙트럼의 붉은 쪽으로 치우쳐 있었고, 은하가 멀수록 그 치우침도 강했어요. 광원이 멀어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죠. 하지만 은하들은 폭발의 파편처럼 멀어지는 게 아니에요. 은하 사이의 거리가 늘어나면서 빛도 이동하는 동안 함께 늘어나요.
이로부터 1920년대 후반에 발견된 법칙이 나왔어요. 멀어지는 속도는 거리에 비례한다는 법칙이에요. 거리가 2배면 속도도 2배예요. 어떤 폭발도 이렇게 움직이지 않지만, 균일하게 팽창하는 공간은 정확히 이런 모습을 보여요.
오븐 안에서 부풀어 오르는 건포도 반죽을 떠올려 보세요. 반죽이 부풀면 각각의 건포도에서는 다른 모든 건포도가 멀어지는 것처럼 보여요. 그중 어느 것도 중심에 있지 않아요.
폭발의 이미지가 사람들 머릿속에 남은 건 상당 부분 이름 때문이에요. 그 이름은 이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천문학자가 비꼬듯 말하면서 붙었어요. 이름은 굳어졌고, 이론 자체에는 없는 이미지도 함께 자리 잡았어요.
한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물질이 그곳에서 빈 공간으로 흩어졌다.
공간은 사건을 둘러싸고 있던 게 아니라 사건의 일부였어요. 팽창은 모든 곳에서 동시에 일어나므로 중심도, 가장자리도, 바깥의 빈 공간도 없어요.
무엇이 팽창하고, 무엇이 팽창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서로를 붙잡고 있지 않은 곳에서만 거리가 늘어나요. 은하 안에서는 중력이 팽창보다 강하기 때문에 태양계는 늘어나지 않고, 지구도 부풀지 않으며, 자도 길어지지 않아요. 중력이 이미 약해진 먼 은하단 사이의 간격이 늘어나요.
1990년대 후반, 예상과 달리 팽창이 느려지는 게 아니라 빨라지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이 밝혀졌어요. 그 원인을 암흑 에너지라고 불렀지만, 이 이름은 이해를 뜻하는 게 아니라 현상을 분류하기 위한 이름일 뿐이에요. 정확히 무엇이 암흑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지는 아직 아무도 말할 수 없어요.
‘왜 팽창할까?’라는 질문은 보기보다 더 까다로워요. 중력 방정식은 정지한 우주를 허용하지 않아요. 우주는 팽창하거나 수축할 수밖에 없어요. 관측 결과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말해요. 하지만 처음에 무엇이 그 추진력을 주었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예요.
실질적인 결과도 있어요. 팽창이 계속 가속된다면 먼 은하들은 결국 우리가 볼 수 있는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미래의 관측자들이 보는 하늘은 지금 우리의 하늘보다 눈에 띄게 빈약해질 거예요. 우리는 천문학에 운이 좋은 시대를 살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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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거리와 후퇴 속도의 관계: 에드윈 허블과 베스토 슬라이퍼의 1910년대-1920년대 관측. 초신성 관측을 통해 가속 팽창이 1998년에 발견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