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감정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해요
눈에서 온 신호는 먼저 시상, 즉 정보 흐름을 분류해 다음 단계로 보내는 중계소를 거친 뒤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에 도달해요. 냄새는 경로가 더 짧아요. 코의 수용기에서 나온 신호는 후각망울로 간 다음, 거의 곧바로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편도체와 인접 영역으로 전달돼요.
그래서 냄새는 곱씹어 판단하기 어려워요. 좋다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이미 더 가까이 다가가거나 슬쩍 물러나고 나서 이유를 나중에 만들어 내죠. 냄새가 기억을 강하게 붙잡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엘리베이터에서 맡은 낯선 사람의 샴푸 냄새가 몇 년간 떠올리지 않았던 한 이야기를 통째로 되살릴 수 있어요.
사람들에게 파트너를 고를 때 무엇이 더 중요한지 직접 물으면, 여성은 평균적으로 체취를 외모보다 높게 평가하고 남성은 반대로 답해요. 이는 행동 측정이 아니라 설문 응답이며, 응답자는 대부분 젊은 성인이었어요. 아래 막대는 백분율이 아니라 응답에서 각 특성이 차지한 순위를 보여 줘요.
사람에게서 대체 뭘 맡을 수 있을까
체취에는 생물학적 요소가 있어요. 1995년 생물학자 클라우스 베데킨트는 훗날 티셔츠 실험이라 불린 연구를 발표했어요. 남성들이 면 티셔츠를 입고 2일 밤을 잔 뒤, 여성들이 그 냄새를 맡고 평가했죠. 여성들은 자신의 면역계 유전자와 더 크게 다른 남성의 냄새를 더 좋게 느꼈어요.
설명은 그럴듯해요. 부모의 면역 유전자가 다르면 아이는 더 폭넓은 보호를 받는다는 거죠. 하지만 이 결과가 항상 재현되는 것은 아니에요. 첫 연구에서도 일부 참가자에게서는 선호가 반대로 나타났고, 이후 연구에서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사라지기도 했어요. 표본을 어떻게 수집했는지, 누구에게 물었는지에 따라 많이 달라져요. 이를 규칙으로 보기에는 아직 일러요.
체취와 면역 유전자의 연관성: 결과가 일치하지 않음
반면 한 가지는 꽤 확실해요. 체취는 일정하지 않아요. 땀 자체는 거의 냄새가 없고, 피부의 세균이 냄새로 바꾸는데 수면, 음식, 스트레스, 하루 종일 입는 옷감이 그 세균에 영향을 줘요. 같은 사람도 평온한 저녁과 긴장된 한 주 동안에는 다르게 냄새 나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냄새는 미리 준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사진은 고르고, 조명은 맞추고, 포즈는 연습할 수 있어요. 하지만 냄새는 그 사람과 함께 통째로, 한꺼번에 다가와요. 여기서 "더 중요하다"는 말은 "언제나 결정적이다"라는 뜻이 아니에요. 코가 먼저 알아차리고, 더 편집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그래서 이런 묘한 느낌이 생겨요. 보기에는 다 괜찮은데, 가까이 다가가면 물러나고 싶어지는 거예요.
외모는 살펴봐요. 냄새는 살펴볼 틈도 없이 먼저 결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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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edekind 외, "인간의 MHC 의존적 배우자 선호", 왕립학회 회보 B, 1995
- Herz와 Inglis, "인간의 배우자 선택에 관여하는 신체적·사회적 요인에 대한 성별 차이", 진화와 인간 행동,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