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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없이 거절하는 법

Miqo 편집팀 · 출처 1개

다투는 건 거절이 아니라 깨진 기대예요

아니요라고 말하기 불편하면, 그렇다고 선뜻 예라고 말하지도 못해요. '좀 볼게요', '해 볼게요', '가능하면요'라고 하죠. 스스로는 빠져나갈 길을 남겨 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대는 다르게 들어요. 준비해도 되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이죠.

그러면 상대는 그 가능성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계획해요. 하루 일정을 짜고, 예비 선택지를 취소하고, 다른 사람에게 일이 해결됐다고 말하죠. 그런데 출근하지 않으면 상대가 잃는 건 도움을 받지 못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계획이에요. 그래서 불만의 대상도 거절이 아니라, 자신을 저버렸다는 사실이 돼요.

여기서 문제가 바뀌어요. 부드럽게 답하면 갈등이 줄어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갈등을 미루고 더 크게 만들어요. 부딪힐 때쯤에는 걸린 것이 부탁이 아니라 신뢰가 되어 있기 때문이죠.

  1. 화요일휴일에 출근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요. '어떻게 될지 좀 볼게요'라고 답하죠.
  2. 목요일이미 근무표에 이름이 올라가 있어요. 부탁한 사람에게는 일이 끝난 셈이에요.
  3. 토요일출근하지 않아요. 이제 이것은 거절이 아니라 약속을 어긴 일이 돼요.
  4. 결과다툼의 대상은 부탁이 아니라, 약속했다고 여겨지는 일이에요.

긴 설명보다 짧은 '아니요'가 덜 화나게 하는 이유

자세히 설명할수록 상대의 마음을 덜 상하게 할 것 같죠. 하지만 이유 하나하나가 물고 늘어질 구실이 돼요. 피곤하다고 하면 다른 날 쉬라고 하고, 일정이 빠듯하다고 하면 일정을 미루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죠. 긴 설명은 거절을 협상으로 바꿔 버려요. 그러면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다시 거절해야 해요.

그래도 짧은 이유 하나는 도움이 돼요. 문제가 그 사람에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 주니까요. 잘 알려진 Ellen Langer의 1978년 실험에서는 복사기 앞에서 순서를 양보해 달라는 부탁에 '왜냐하면'을 덧붙였을 때, 이유가 거의 내용이 없어도 양보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았어요. 이 실험은 거절이 아니라 부탁에 관한 것이었고, 더 큰 부탁에서는 내용 없는 이유가 더 이상 통하지 않았어요. 여기서 직접적인 적용은 어렵지만 논리는 비슷해요. 이유를 말하면 답이 '당신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아요'에서 '지금은 사정이 이렇게 됐어요'로 바뀌거든요.

보고서 맡아 줄래요? 일이 너무 몰렸어요.

아니요, 이번에는 못 맡아요.

정말 안 될까요? 두 시간 정도면 되는데요.

안 돼요. 금요일까지 제 마감도 있어요.

알겠어요. 다른 사람을 찾아볼게요.

마감이 미뤄지면 말해 줘요. 그때는 좀 볼게요.

아니요라고 한 뒤에도 다시 부탁하면, 새로운 이유를 찾지 말고 같은 말을 같은 표현으로 반복하세요. 새로운 설명은 흥정처럼 들리지만, 반복은 사실처럼 들려요. 그리고 구체적인 '하지만'을 하나 덧붙이세요. 언제 도울 수 있는지, 대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누구에게 부탁하면 되는지를 말하면 돼요. 대안 없는 거절은 그런 뜻이 아니어도 문이 쾅 닫힌 것처럼 들려요.

'아니요'와 이유 하나
'좀 볼게요''안 돼요. 다시 부탁하지 마세요'
스스로 확인해 보세요1 / 2

'어떻게 될지 좀 볼게요'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출처

  1. 같은 표현을 반복하는 방법은 자기주장 훈련에서 소개됐어요(Manuel Smith, '아니요라고 말할 때 죄책감을 느껴요', 1975). 복사기 실험은 Langer, Blank & Chanowitz,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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