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사람 수가 아니라 간극을 세요
혼자 있는지는 밖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만 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외로움은 겉으로 전혀 보이지 않아요. 스스로 내리는 평가이기 때문이에요. 심리학자들은 외로움을 원하는 친밀감과 실제로 얻는 친밀감 사이의 간극으로 설명해요. 사람 수는 방정식의 한쪽에만 들어가요.
여기서 거의 누구나 한 번쯤 알아차렸을 법한 이상한 점이 드러나요. 외로움과 혼자 사는 삶은 생각보다 밀접하지 않아요.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을 수 있고, 사람들과 함께 앉아 있어도 저녁 내내 유리벽 너머에 있는 듯 느낄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일주일에 한 번 진솔한 대화면 충분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매일 필요해요. 기대와 맞으면 편안하고, 맞지 않으면 마음이 허전해져요.
- 만원 전철사람들은 몸을 맞댈 만큼 빽빽하지만, 대화는 전혀 없어요. 여기서 외로움은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에요. 내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곁에 없다는 뜻이에요.
- 남의 파티아는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대화는 나를 비껴가요.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간극이 더 선명해져요.
- 내가 고른 저녁아무도 없고,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상태예요. 사람은 0명이지만 느낌은 정반대예요.
- 취소된 약속역시 혼자 보내는 저녁이지만, 내 의지로 그렇게 된 건 아니에요. 두 저녁의 차이는 사람이 아니라 누가 결정했는지에 있어요.
외로움이 불안처럼 느껴지는 이유
외로움은 성격적 특성이 아니라 몸의 신호처럼 작동해요. 심리학자 John Cacioppo는 외로움을 배고픔과 갈증에 비유했어요. 그 상태가 일부러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무언가를 하도록 이끌기 위해서예요. 배고픔은 음식으로, 갈증은 물로, 외로움은 사람에게로 향하게 해요.
이 신호에는 부작용이 있어요. 신호가 켜져 있는 동안 주의는 사회적 위협에 맞춰져요. 중립적인 표정이 차갑게 읽히고, 짧은 답장은 거절처럼 느껴져요. 스스로를 지키려다 보니 먼저 연락하는 일도, 만남에 응하는 일도 줄어들어요. 친밀감은 줄고, 신호는 더 커져요.
- 처음에는필요한 친밀감보다 실제 친밀감이 부족해요. 막연한 허전함이 생기죠. 바로 그 신호예요.
- 그다음에는주의가 위협에 맞춰져요.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말투도 차갑게 들려요.
- 이어서거절당하지 않으려고 사람을 덜 부르고, 초대에도 덜 응해요.
- 결국에는연락이 줄고 신호는 커져요. 악순환이 저절로 이어져요.
혼자 있는 저녁을 직접 선택하면 달라지는 것
똑같아 보이는 두 저녁의 차이는 내가 선택했는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맞이하게 됐는지에 있어요. 실험에서는 휴대전화 없이 혼자 약 15분을 보내면 감정의 강도가 낮아졌어요. 분노와 불안뿐 아니라 들뜬 기쁨도 덜 강해졌죠.
그렇다고 혼자 있는 시간이 치료법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이 효과는 몇 건의 소규모 연구에서 확인됐고, 감정의 강도가 낮아진다는 점만 보여줘요. 혼자 있는 것이 내 선택일 때 효과가 유지돼요. 다른 사람이 약속을 취소해서 생긴 같은 저녁은 다르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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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의 간극으로서의 외로움 - Perlman과 Peplau, 1981. 신호 모델과 사회적 위협에 대한 경계 - John Cacioppo의 연구. 혼자 15분을 보낸 뒤 감정의 강도가 낮아지는 현상 - Nguyen, Ryan, Deci,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