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르의 샘에서 맺은 거래
물푸레나무 이그드라실은 3개의 뿌리 위에 서 있어요. 그중 하나 아래에는 미미르가 지키는 우물이 있어요. 그 물에는 지혜가 숨겨져 있고, 미미르 자신도 매일 아침 그 물을 마셔요. 아이슬란드에서 신화를 다시 풀어쓴 이야기인 <길피의 속임수>에는 이 내용이 이렇게 묘사돼 있어요. 이 작품은 1220년대 무렵에 기록됐어요.
오딘은 우물로 가서 물을 마시게 해달라고 부탁해요. 하지만 거절당하죠. 값을 정하는 건 부탁한 쪽이 아니에요. 오딘은 자신의 눈을 물속에 남긴 뒤에야 한 모금을 얻어요. 왜 하필 눈이었는지는 문헌에 설명이 없고, 그저 눈이 그곳에 남았다고만 전해져요.
- 도착오딘이 물푸레나무 뿌리 아래 우물로 다가가 한 모금을 청해요.
- 거절미미르는 물을 내주지 않아요. 이 물은 공짜로 마실 수 없으니까요.
- 담보오딘은 눈을 빼서 우물 안으로 내려놓아요.
- 한 모금오딘은 원하던 것을 얻고 외눈이 되어 떠나요.
여기서 핵심 단어는 담보예요. <볼루스파>에서 예언자는 오딘의 눈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안다고 말해요. 바로 미미르의 우물이에요. 눈은 부서지거나 불타 없어지지 않았어요. 아무도 되찾지 않을 물건처럼 우물 바닥에 놓여 있죠.
북유럽 신화에서는 지식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내줘요
이런 일은 한 번뿐이 아니에요. <하바말>에서 오딘은 자신이 나무에 9일 밤 동안 매달려 창에 찔리고, 스스로에게 제물로 바쳐졌던 일을 이야기해요. 빵도 음료도 받지 못했고, 그 뒤에야 룬 문자를 손에 넣었죠. 지식은 선물처럼 오지 않아요. 대가를 치르고 얻는 거예요.
시의 꿀술도 같은 방식으로 얻어요. 다른 이름을 쓰며 꼬박 여름 내내 고된 일을 한 뒤, 속임수로 얻은 것을 가져가죠. 한 모금을 위한 눈 하나, 룬 문자를 위한 9일 밤, 꿀술을 위한 남의 일을 한 여름. 대가는 노동일 수도, 속임수일 수도, 자기 자신일 수도 있지만, 공짜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눈에 관한 이야기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문헌에는 우물에 지혜가 숨겨져 있다고 나오지만, 그곳에서 직접 미래를 보는 능력을 얻었다고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후의 오딘은 이미 결말을 아는 사람처럼 행동해요. 발할라에 군대를 모으고, 죽은 예언자를 깨워 앞으로 닥칠 일을 묻죠. 결국 모든 것은 라그나로크로 끝나고, 그곳에서 오딘은 늑대 펜리르에게 삼켜져요.
사건의 흐름을 모두 봐요
미래를 아는 일: 비싸게 샀지만 아무것도 막지 못해요
지식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점이야말로 이 거래의 핵심인 것 같아요. 오딘은 구원을 흥정한 게 아니에요. 정해진 날을 향해 눈을 뜬 채, 더 정확히 말하면 눈 하나만 뜬 채 나아가기 위해 대가를 치렀어요.
왜 우물 속 오딘의 눈은 희생물이 아니라 담보일까요?
오딘은 미미르에게 눈을 남기고 무엇을 얻었을까요?
출처
- 고대 에다에 수록된 <볼루스파> 28절과 <하바말> 138-141절, 그리고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1220년대 무렵 기록한 <길피의 속임수> 15장. 시 자체는 필사본보다 오래됐고, 서로 다른 부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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